벚꽃이 다 피고 지면
교양학부
김상민 교수

지역 바카라 용어의 구성원 중 한 명으로서 지역 바카라 용어의 위기는 피부에 직접 와닿는 실감이다. 향후 몇 년간은 지역 바카라 용어의 학생 미충원 뉴스가 입시철마다 언론 미디어를 가득 채우게 될 것이다. ‘벚꽃 피는 순서로 바카라 용어이 망한다’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는 이제 현실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는 말이 되어 가고 있다. 부실 운영 탓에 더 이상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바카라 용어은 절차에 맞게 정리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겠으나, 중요한 것은 이 위기가 일부 부실 바카라 용어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몇몇 거점 국립바카라 용어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지역 바카라 용어들이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중도 탈락률에서 보자면 거점 국립바카라 용어마저 이러한 위기에서 자유롭다고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기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많은 이들이 학령 인구의 감소나 바카라 용어 자체의 경쟁력 문제를 일차적 원인으로 들겠지만, 이러한 원인만을 그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늘 그래왔듯 사태의 본질을 외면하는 발상이다. 당연한 얘기를 다시 반복하자면, 이 위기는 경제·교육·문화의 수도권 집중화에서부터 파생된 결과이기도 하다. 각 지역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제출하고 있는 ‘메가시티’ 같은 해결책 역시 이러한 원인에 근거해 제출된 구상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해결책이 가시화되거나 실현되는 속도보다 수도권으로의 집중화가 더 빨리 진행되면서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바카라 용어 진학을 앞둔 지방의 젊은 세대들에게 대한민국은 이제 ‘수도권’(미래)과 ‘비수도권’(과거)으로 나눠질 것이다. 지방은 이미 장성한 자식이 다 떠나 버린 노부부의 쓸쓸한 고택이 되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예로 일자리와 교육은 우리의 삶을 꾸려가는 데 필수적 요소이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더 이상 좁혀지기 힘들 정도로 심대하다. 이로 인한 청년들의 역외 유출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그 누구도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이나 격차에 대해 근본적 이의를 제기하는 것 같지는 않다. 한 시인의 시구처럼 “모두가 병들었지만, 아무도 아프지 않”고(이성복, ‘그날’), 그저 ‘똘똘한 한 채’ 중심의 각자도생만이 존재하는 이상한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고 이 상황과 관련하여, 지역 바카라 용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반복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지역 바카라 용어의 위기와 지원에만 초점을 맞추는 순간, 수도권과 지방 간의 불균형이라는 거대한 구조적 문제에 관한 사유는 바카라 용어의 경쟁력 문제로 환원되어 버리고, 해결에 대한 고구(考究) 역시 멈춰 버리고 말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역 바카라 용어의 위기를 그 자체의 단일한 문제로 보기보다는 지방이 겪고 있는 총체적 위기를 사유하는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다. 지역 바카라 용어의 위기는 교육·취업·연구·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지방이 겪고 있는 위기를 압축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지역 바카라 용어의 위기가 어디서 근원하는 것인가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야말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에 관한 근본적이고 거시적인 해결책을 강구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개인들의 삶은 어떤 방식으로든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정든 부모와 고향을 떠나, 자신이 자라온 터전에서 삶의 이야기를 이어갈 수 없는 지방의 젊은 세대들이 직면한 현실은 씁쓸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러한 현실이 1970~80년대의 산업화 시대가 아닌, 더 이상 공간의 제약을 받을 필요가 없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활짝 개화한 오늘날 대한민국의 모습이라는 사실은 더욱 문제적이다. 수도권 집중은 계층·세대 간의 또 다른 불평등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이지만, 어느새 당연한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유력한 대선 후보든 정책의 입안자든 일말의 책임이라도 느끼는 사람이라면 광범위한 지역 간 불평등이 어떻게 구조화되고 있는지 지역 바카라 용어의 위기를 통해 다시 살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