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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레저학과
임동옥 교수

사이는 서로 사귀는 정분을 뜻한다. 정분은 정이 넘치는 따뜻한 마음이요. 시간과 공간과 관계를 섞어 다지고 볶아야만 나오는 친밀감이다.

사이는 시간의 산물이다. 시간은 움직인다. 사이는 ‘동안’이고 ‘틈’이고 ‘새’다. 둥근 원을 12 등분한 사이를 돌고 도는 게 시곗바늘이다. 바늘과 바늘 사이가 만드는 게 시간이다. 바늘은 부지런히 움직여서 과거를 지우고 미래로 다가가지만 항상 현재를 가리킨다. 시계의 시침과 분침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어떻게 살아가는지. 시간 관리는 잘하는지 못하는지. 시간 사이는 자유로워서 과거, 현재, 미래 중 하나이기도하고 모두를 아우르기도 한다. 사이는 유기체 같이 하나로 포개면 점 같은 순간이다가 이 점들을 잇고 이으면 무한대인 억겁이 된다. 시간의 순간과 순간을 모을 때, 개인에게는 생의 자존(自尊)이 되고 나라는 역사(歷史)가 된다.

사이는 간격의 산물이다. 한 곳에서 다른 곳까지의 거리이고, 물체와 물체 사이의 공간이다.

“당신과 나 사이에 저 바다가 없었다면 쓰라린 이별은 없었을 것을.”

둘 사이에 바다가 놓이면 쓰라리고, 강물이 가로막으면 안타깝고, 찻잔사이에는 밀어(密語)가 쏟아지는가? 적절한 간격이 유지될 때 서로 사귀는 사이인 터수가 된다. 멋진 간격은 사랑하는 마음을 키운다. 사랑하거든 서로 간격이 너무 커져서 몸과 마음이 멀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적당한 간격이 나무와 나무를 잘 자라게 하듯 사람과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다.

사이는 관계의 산물이다. 서로의 관계는 사랑과 생명을 낳는다. 생명은 하늘에서 ‘툭!’하고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나도 사이의 산물이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다시 말하면 사이를 뚫고 들어간 유전자가 짝을 만나 형질 발현을 하여 틈을 비집고 나온 게 바로 나이고 인간이다. 또한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하지만 제아무리 사이가 좋아도 둘의 몸은 떨어져 있다. 둘 사이에 틈이 있다는 말이다. 말과 생각과 행동도 차이가 있다. 이렇듯 부부는 서로 간격이 있으면서 맞닿아 있고, 맞닿아 있으면서도 독립된 개체로 존재한다.

부부는 사랑하는 자유를 얻은 사이다. 금슬 좋기로 소문난 부부도 사랑은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강상중은 <고민하는 힘에서 “사랑하는 자유를 얻게 되면 사랑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마법이 그곳에 존재한다.”고 하였다. 사랑의 자유는 묘하여 긴장감에서 벗어나려는 에너지가 흐른다. 자유로울수록 사람들은 긴장이 풀려 방향감각을 잃어서 곤란함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런 것을 ‘자유의 역설’이라고 한다.

가족이든 친구든 조직이든 서로서로는 ‘모모’처럼 시간의 원천을 경험하는 사이를 잘 가꾸어야 한다. 존재자는 상대의 언행에 경청과 삼고를 한 후 말을 해야 한다. 이럴 때 서로는 아름다운 말로 엇나가지 않고 사랑스런 눈빛으로 유대의 끈이 견고해지며 친밀감으로 환희에 찬 믿음을 얻게 된다.

자유의 역설이 합리화 되지 않게.
사랑의 자유가 고삐 풀리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