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뷰티미용학과
전현진 교수
인간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한 가장 보편적인 수단 중의 하나가 화장(化粧)이다. 사람들은 화장을 통해 인체의 아름다운 부분은 돋보이도록 하고 약점이나 추한 부분은 수정 혹은 위장하고 싶어하는 본능적인 욕망을 지니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남·미녀를 존숭(尊崇)하는 생활 사상으로 인해 아름다움과 청결을 중시함에 따라 일찍이 삼국 시대부터 화장과 화장품이 발달하였다. 이러한 화장은 오늘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자신의 외모와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으며, 대상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화장 기법과 화장 문화가 발생하고 확산되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화장의 대상이 성인 여성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미취학 아동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녹색소비자연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여자 초등학생의 42.7%가 화장을 한다고 했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5·6학년)의 경우 외모 감수성이 예민해지는 시기로, 외모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또래 집단의 수용과 평가에 민감하기 때문에 외모를 매력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화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유튜브, SNS 등을 통해 초등학생을 겨냥한 다양한 화장법이 소개되고 있으며, 저렴한 초저가 화장품 전문점뿐만 아니라 문방구, 편의점, 생활용품 전문업체 등에서 손쉽게 각종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초등학생의 화장 문화와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등학생들까지 화장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일부 어른들은 초등학생도 자신의 개성과 멋을 뽐낼 수 있으며,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화장 비법을 공유하면서 하나의 놀이 문화나 즐거움의 표현으로 바라보는 긍정적 시각이 있다. 그러나 많은 어른들은 초등학생의 화장 문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다. 그 중 대부분은 초등학생이 화장에 집중을 하게 되면 풋풋함과 귀여움을 잃게 되고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되어 학업과 대인 관계를 소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값싼 화장품을 사용해서 나빠진 피부를 가리기 위해 또다시 화장을 하게 되면 악순환이 반복되어 오히려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사회적 관계까지 어렵게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초등학생의 화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른들에 따라 다르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초등학생의 화장을 무조건 나쁘다고 비판하거나 제재하기 보다는 과거와 달라진 초등학생들의 화장 문화를 이해하고 올바른 화장법을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또래들이 제공하는 잘못된 정보나 인터넷을 통한 무분별한 화장 정보에 노출되지 않도록 올바른 화장품 선택과 화장 관리에 대해 학교나 가정에서 지도할 필요성이 있다.
예를 들면 초등학생 아이들의 경우, 성인보다 피부 두께가 얇아 성인용 화장품을 지속해서 사용하면 피부 트러블은 물론 호르몬에도 영향을 미치며 피부염, 피부 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초등학생들은 성인보다 연약한 피부를 가졌기 때문에 피부 질환이 더 쉽게 발생할 수 있어서 화장을 깨끗하게 지울 수 있는 올바른 세안법을 알려주고 꼼꼼하게 세안할 수 있도록 지도가 필요하다. 꼼꼼하게 세안을 하지 않을 경우 땀이나 노폐물, 먼지 등이 모공에 쌓여 트러블을 일으키기 때문에 피부에 남아있는 잔여물을 깨끗하게 제거하는 것이 좋다.
한편, 초등학생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저가 화장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 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하고 경제적인 화장품 브랜드의 개발이 필요하다. 아울러 초등학생들이 주로 구입하는 화장품의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아동에게 유해할 수 있는 물질의 성분을 표시하고 제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화장을 하기 전 위생과 청결, 피부 보습에도 신경을 쓸 수 있도록 제품 교육과 화장 기법에 대한 가정 및 학교에서의 교육도 필요할 것이다. 끝으로 화장품의 안전성을 제도적으로 강화하고 화장 인식과 화장 행동을 통하여 나타나는 그들의 사회적·심리적인 부분을 이해하며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관을 키워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