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바카라사이트 아벤카지노! 광주는 안전한가
토목환경공학과
김민환 교수

70년대, 80년대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갈수기에 농촌에서는 하늘만 쳐다보면서 비오기를 기다린다. 도시에서 갈수기가 지속되면 격일제로 수돗물을 공급한다. 이것도 모자라면 물이 안 나오는 기간은 계속 늘어난다. 물이 없는 세상을 생각해 보자. 상상하기도 싫을 것이다. 무더위가 시작된 지금은 아침, 저녁으로 샤워를 하는 세상이다. 물공급이 안되면 씻지 못할뿐더러 일상생활에 얼마나 어려움을 주는지 상상해 보시라.

인천에서 붉은 수돗물이 공급되어 난리가 이만저만 아니다. 한 도시의 수돗물 공급은 망으로 연결되어 있다. 한 곳에서 사고나 공사로 인해 물공급이 중단되는 경우에 다른 경로를 통해 공급되도록 망이 형성되어 있다. 이를 관망이라 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공사 중이거나 사고에도 물 공급이 중단되지 않고 다른 관망을 이용하여 물 공급은 이루어진다.

이번 인천 수돗물 사고 개요를 살펴보자. 상수원수를 공급하는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의 전기점검으로 공촌정수장에서 공급되는 수돗물을 중지시켰다. 대신에 인근의 수산·남동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하면서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하였다. 다른 원수를 사용할 경우에 물공급 방향이 바뀔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인천의 경우, 공사 중에 수돗물 공급을 위해 다른 원수를 이용하여 물공급이 이루어지면서 공급 방향이 바뀐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공급 유량도 2배로 증가시켰다. 일부 구간의 관에서 유량(순방향)이 시간당 1천700톤이었다. 역방향으로 공급하면서 시간당 3천500톤으로 증가시켰다.

토목공학과에서 배우는 수리학(水理學)의 간단한 이론을 배경으로 설명하자. 동일한 관에 유량을 2배로 늘렸다. 이 때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을 살펴보자. 첫째, 동일한 관에 유량이 2배로 늘어나면 유속이 2배로 늘어난다. 유속이 2배로 늘어나면 관벽에서 관 길이 방향으로 가해지는 힘(전단응력)은 유속의 제곱, 즉 4배의 힘이 가해진다.

두 번째, 관내부의 흐름 상태를 층류와 난류로 구분한다. 볼 수는 없지만 물입자가 관속에서 일정하게 직선을 유지하면서 흐르는 상태를 층류라 한다. 물입자가 상하좌우로 이동하면서 흐르는 상태를 난류라 한다. 유속이 아주 느릴 때를 제외하고는 실제 관속에서 흐름은 대부분 난류이다. 난류 크기를 정량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레이놀즈수라는 것을 이용한다. 이 값이 크면 난류가 심하다. 이 값은 유속에 비례한다. 동일한 관에서 유속이 2배로 증가하는 경우에 난류의 정도를 나타내는 레이놀즈수 값이 2배로 증가한다. 물입자의 운동이 더 활발해 진다.

세 번째, 오랫동안에 순방향으로 흐르는 시스템에서 발생된 이물질 등은 순방향에 길들여져서 있었다. 역방향으로 물이 공급되면서 벽면의 이물질과의 마찰력이 증가하였다. 예를 들어 애완견의 털을 쓰다듬는 경우에 결의 반대방향으로 쓰다듬는 경우에 힘이 더들어간다. 골프선수가 그린에서 퍼팅을 할 때 잔디의 결에 따라, 즉 잔디가 어떤 방향으로 누워 있는지 여부에 따라 힘을 조절한다. 역방향이라면 힘을 더 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부착되거나 바닥에 가라앉은 이물질에 더 큰 힘이 가해졌다. 이물질 등의 크기나 형태를 파악해야 정량적으로 가해지는 힘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에 의해 관속에서 이물질과 침전물이 물과 혼합되었다. 각 가정에 붉은 수돗물이 공급된 것이다. 이런 사고는 언제, 어디에서든지 또 발생할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광주는 붉은 수돗물로부터 안전한가? 환경부 상수도 통계(2018)에 의하면 광주시에는 30년 이상 노후화된 관이 21.1%로 광역시 중에 가장 높다. 전라남도의 30년 초과된 노후관 비율은 12.9%이다. 보수하고 유지관리가 절실한 상태이다. 유지 보수를 위해 공사하거나 사고가 나면 다른 수원을 공급해야 한다. 관망을 이용하여 순방향이던 역방향이던지 물을 공급해야 한다. 물을 공급하는 과정도 매뉴얼이 필요하다.

모두들 걱정하지만 얼마간 지나면 또한 망각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깨끗한 공기에 대한 고마움을, 깨끗한 물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말자. 잘 보이는 SOC(사회간접자본) 시설인 도로, 지하철 등만 보지 말고, 보이지 않은 SOC 시설(하천 치수 사업, 지하시설물 등)에 관심을 갖도록 시민, 특히 정치인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국민에게 가장 보편적인 복지는 SOC 시설이다. SOC 시설 투자에 인색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