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토토 전남 공동혁신도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풀린다
경영학과
장석주 교수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와 관련된 복잡한 현안들이 내뿜는 파열음으로 지역 언로가 연일 시끄럽다. 속사정이야 있겠지만 시도민의 입장에서 보면 아쉽기 그지없다. 유구한 세월을 한 뿌리로 성장해 온 광주·전남이 상생 협력을 통해 공존공영의 미래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대화와 타협이 선순환되기 위해서는 역지사지와 초심으로 돌아가는 대화의 자세가 절실한 시점이다.

광주와 전남은 고려 현종 1018년 행정구역이 전라도로 명명된 후 천년을 한 뿌리로 살아온 생활공동체이자 운명공동체였다. 광주와 전남이 행정구역을 달리한 건 불과 한 세대에 지나지 않는다. 임진왜란의 시기에는 나주와 광주의 의병이 함께 궐기하여 왜에 항전하였고 동학농민 봉기 때에도 광주학생독립운동 당시에도 늘 함께 조국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떨쳐 일어난 의로운 고장이었다. 시도민 중 누구도 광주에서 전남을 빼고 전남에서 광주를 빼고 생각하지 않으리라 믿는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의 출발은 이런 역사적인 일체감과 연대감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상생 협력의 씨앗이었고 이정표였다. 지난 2005년 참여정부 시절 공공기관 이전이 추진될 당시 다른 광역지자체가 각자 자기 지역내에 혁신도시를 추진하는 흐름 속에서도 광주·전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공동혁신도시를 결정해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을 유치하는 쾌거를 만들어냈다.

유치 당시 박광태 광주시장은 광주·전남의 공동 상생이라는 더 큰 미래 청사진을 위해 전남지역에 혁신도시를 양보하는 통 큰 결단을 하였고, 여기에 화답해 당시 신정훈 나주시장과 이길선 나주시의회 의장은 "나주시는 공공기관 지방세를 나주를 위해 쓰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구체화한 성과공유계획을 제출해 광주와 전남, 나주 간의 3자 공동협약으로 명문화했다.

이런 약속에도 불구하고 발전기금이 조성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어 왔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지부진한 혁신도시 공동발전기금의 조성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기금 조성시점을 당초에서 대폭 후퇴한 2019년으로 하고, 공공기관이 납부한 지방세 비율도 50%에서 시작해 매년 10% 점증적으로 늘리는 양보안을 전격적으로 제시했다. 그럼에도 나주시는 30억 원만 내년부터 조성하고 사용처는 혁신도시내의 문제에만 한정하고, 그 이후는 용역을 하자고 하는 바람에 진전이 없었다.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복합혁신센터 건립도 합의와 신뢰의 토대가 굳건하기만 하다면 진전이 안 될 이유가 없다. 광주와 전남, 나주가 혁신도시 공동의 주주라는 인식을 가지고 오해의 불씨를 불식시키면서 크고 작은 일을 서로 협의해 차근차근 추진해야 한다.

최근 한 발치도 나아가지 못하고 원점에서 맴돌고 있는 나주 열병합발전소 문제도 시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기 그지 없다. 국가 정책에 따라 광주에는 폐기물고형연료화(SRF) 제조시설이 들어섰고, 나주에는 이를 원료로 하는 열병합발전소가 세워졌다. 그러나 나주 열병합발전소 가동중지로 947억 원이 투입된 광주 폐기물고형연료화(SRF) 제조시설도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막대한 공적자금과 민간자금이 투입된 공공시설이 매몰처리될 경우 비용손실은 엄청날 것이다.

또 하나, 농어촌버스의 역외 운행 문제가 있다. 사실 농어촌버스 역외 운행은 준공영제 보전액이 600억 원을 상회하는 광주시 입장에선 어려운 문제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광주시는 도시철도2호선을 건설 중에 있어 대중교통체계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므로 전향적으로 검토해서 상생방안을 찾길 바란다. 지금과 같은 각자도생의 길 찾기로는 현재의 험난한 난맥을 극복할 수도 없으며 한 치의 전진도 없이 서로의 에너지를 축내는 제로섬 게임만 진행될 뿐이다.

무엇보다 광주와 전남이 초심으로 돌아가 문제의 시작과 끝을 되짚어보면서 꼬인 매듭을 하나하나 풀어가길 기대한다. 상생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 첫걸음이며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해야 이루어 질 수 있다. 전라도 정도 천년 이래 한 뿌리였던 광주와 전남이 상생이란 큰 틀에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공동혁신도시를 조성한 만큼 미래 새천년 공동번영을 위해 힘차게 나아갈 수 있도록 더 늦기 전에 함께 손잡고 지혜를 모아주길 간절히 호소한다.